북쪽 끝, 홋카이도의 바다 위에는
‘천상의 꽃밭’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섬이 있습니다.
바로 **레분섬(礼文島, Rebun Island)**입니다.
짧은 여름 동안 수백 종의 고산식물이 만발하고,
바다와 언덕이 어우러진 자연 풍경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절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꽃의 섬(花の浮島, Hana no Ukishima)’이라는 별명처럼,
레분섬은 자연이 주는 평화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여행지입니다.

1. 레분섬은 어디에 있을까?
레분섬은 일본 **홋카이도 북단 왓카나이시(稚内市)**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사할린과도 가까워, 맑은 날이면 북쪽으로 러시아 섬들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일본 최북단의 낙도’로 불립니다.
면적은 약 80㎢로 작지만,
그 안에는 바다 절벽, 초원, 고산식물 군락지, 트레킹 코스가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여름에도 시원하고, 꽃이 가득한 섬’이라는 점에서
도시의 더위를 피한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2. 꽃의 섬이라 불리는 이유
레분섬의 가장 큰 매력은 7~8월에 피어나는 야생화입니다.
약 300종 이상의 고산식물이 섬 전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홋카이도 본토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종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꽃으로는
레분 아츠모리소(礼文アツモリソウ), 에조노엔레이지소, 히메유리 등이 있으며,
이 중 일부는 레분섬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의 알프스가 바다 위로 옮겨온 듯한 섬’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3. 추천 명소와 트레킹 코스
① 스코톤 곶 (スコトン岬, Cape Sukoton)
일본의 최북단 곶 중 하나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인근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러시아 사할린이 보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지역이지만, 그만큼 푸른 바다와 하늘의 대비가 선명합니다.
② 스카이 전망대 (スカイ展望台)
섬 중앙의 고지대에 위치한 전망대로,
360도로 펼쳐지는 초원과 바다의 조화가 압도적입니다.
여름철에는 언덕 사이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개해,
그야말로 ‘천상의 정원’이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③ 꽃 트레킹 코스
레분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트레킹입니다.
- 레분 아츠모리소 코스 (2.5km) : 고유종 난초를 관찰할 수 있는 코스
- 모모이와 전망 코스 (약 5km) : 바다 절벽과 초원이 어우러진 길
- 레분섬縦断 트레일 (약 8시간 소요) : 섬 남단에서 북단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코스
트레킹 중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꽃과 새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자연 속에 완전히 녹아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4. 바다와 사람의 이야기
레분섬은 어업이 중심이었던 전통적인 어촌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해산물 가공이나 관광업에 종사하며,
특히 **성게(ウニ)**는 레분의 명물로 손꼽힙니다.
매년 6~8월에는 ‘성게 축제’가 열리며,
그 자리에서 바로 채취한 신선한 성게를 맛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섬 곳곳에는 홋카이도 개척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고,
아이누 문화의 영향을 받은 지명과 전설도 전해집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온 섬’이라는 점에서,
레분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문화적 가치도 높은 지역입니다.
5. 여행 정보
- 이동 방법
홋카이도 왓카나이항(稚内港)에서 페리 탑승 → 약 1시간 55분 소요
(운항사: HEARTLAND Ferry)
✈ 홋카이도 삿포로 → 왓카나이공항(비행기 약 1시간 30분) → 항구 이동 - 섬 내 교통
섬 전체를 순환하는 버스가 있지만,
주요 명소 접근을 위해 렌터 자전거 또는 렌터카 이용이 편리합니다. - 숙박
게스트하우스, 민박, 온천 호텔 등 다양하며
꽃 시즌(7~8월)에는 조기 예약 필수입니다. - 추천 시기
6월~9월 (야생화 만개 시기, 트레킹 최적기)
10월 이후에는 강풍이 잦고 일부 시설이 휴업합니다.
6. 레분섬의 매력 — ‘자연이 만든 가장 순수한 휴식’
레분섬은 상업시설이 많지 않습니다.
카페나 편의점도 드물고,
밤이 되면 섬 전체가 별빛으로만 밝아집니다.
하지만 바로 그 단순함이 이 섬의 매력입니다.
꽃이 피는 언덕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충만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속삭이고, 들꽃이 피어나는 섬.
그곳이 바로 레분입니다.
7. 마무리 — 북쪽 바다 위의 천상 정원
레분섬은 일본 최북단에서 피어나는 ‘자연의 예술’입니다.
여름마다 피는 꽃들이 계절의 경계를 넘어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듯,
이 섬은 고요하지만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습니다.
홋카이도의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길 위에서
여행자는 어느새 자연의 한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
- 위치: 일본 홋카이도 왓카나이시 서쪽 20km
- 별칭: 꽃의 섬(花の浮島), 천상의 정원
- 특징: 고산식물 군락지, 트레킹 코스, 성게 명산지
- 이동: 왓카나이항 → 페리 약 2시간
- 추천 시기: 6~9월 (야생화 만개, 트레킹 시즌)